후기

‘의료제도’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저의 관심 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그 시작은 2014년 혜민서 관청지인 《혜국지》에 대한 개설 논문이었죠. 그 연구 과정에서 나온 번역본은 마땅한 출판사를 찾지 못하여 자가 출판을 하였습니다. 그 뒤 의료제도와 관련된 여러 문헌도 같은 방식으로 논문과 국역본을 간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용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오역이 많다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러던 중 감사하게도 2019년 하반기에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오준호, 이정현 두 선생님이 ‘한국의학사료총서’의 하나로 이 국역본들을 묶어 내보자고 먼저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왕 내는 김에 조선의 의료제도와 관련된 규정과 문헌 내용까지 함께 모아보자는 거창한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책의 전반부는 《경국대전》의 육전 체계와 그 항목을 중심으로 여러 문헌에서 관련 규정들을 모으고, 후반부는 《혜국지》 등 제도사 관련 문헌들을 국역하기로 기획하였습니다.

책의 후반부(3부)는 기존의 원고가 있었기에 2020년 11월에 먼저 마무리하였습니다. 기존의 제 원고를 수정하면서, 최종적으로 한국고전번역원 변구일 선생님께 교열을 받았습니다. 부족한 원고를 살펴주신 변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부분에는 제 원고뿐 아니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번역을 진행했던 《산실청총규》와 《의정부약방식례》도 같이 수록하였습니다. 흩어져 있던 의료제도 관련 서적을 한꺼번에 모았으니 연구자들이 편하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책의 전반부(2부)에서 《경국대전》의 체제에 맞추어 여러 문헌의 내용을 정리하는 일은 지난한 작업이었습니다. 이정현 선생님과 같이 2020년 8월부터 2년 반의 시간 동안 역할을 나누어 내용 선정과 번역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이 선생님과 많은 논의를 했던 시간은, 개인적으로도 제도사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때로는 번역자로, 때로는 편집자로, 때로는 교열자로, 여러 역할을 제대로 감당해주신 이 선생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 니다.

이 책에는 3년 동안의 여정이 담겼습니다. 이제 이 책은 저와 이 선생님의 손을 떠나 세상에서 자신만의 여정을 떠나겠죠. 모쪼록 이 책이 관련 연구자분께 잘 활용되어 도움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책의 출간에 도움을 주신 여러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합니다.

무등골 운암산 아래에서
含眞 朴薰平


출판 사항

저자
박훈평 저 (1부 해제)
박훈평ㆍ이정현 번역 (2부 법령 자료)
박훈평 번역, 변구일 교열 (3부 심약사례ㆍ내의원식례ㆍ혜국지ㆍ약방등록ㆍ내의원정례)
구자훈 번역, 남성우 교열 (3부 산실청총규)
이정현 번역, 박훈평 교열 (3부 의정부약방식례)
기획
오준호
교정
구현희
펴낸날
2022년 12월 22일
펴낸곳
한국한의학연구원
ISBN
978-89-5970-516-0
978-89-5970-296-1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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