入侍 | 입시1

入診 三提調率醫官入侍. 次對同入, 則藥房在前, 經筵同入, 則經筵官在前. ○都提調問候後請診, 醫官以次入診. 而自上交椅坐, 則起入左邊, 曲拜診左手訖, 又曲拜診右手亦如左, 退伏奏脈候. 臥內, 則曲拜之節, 不得如例, 隨便爲之. ○啓辭問安, 則醫官座目書入,

입진 세 제조가 의관을 인솔하여 입시한다. 차대(次對)2에 같이 입시하면 약방(藥房)이 먼저이고, 경연에 같이 입시하면 경연관이 먼저이다. ○도제조가 문후를 드린 뒤 진맥을 청하면 의관이 차례대로 입진한다.3 임금이 교의에 앉아 계시면 일어나 좌측에 서서 곡배(曲拜)4하고서 왼손을 진맥하고 마치면 다시 곡배하고서 오른손을 진맥하기를 왼손처럼 하고, 물러나 엎드려 맥상을 아뢴다. 대내에 누워계시면 곡배의 절차는 규례대로 할 수 없으므로 편의대로 한다. ○계사문안할 때에는 의관좌목(참여한 의관명부)을 문서로 들인다,5

持湯劑 掌務官奉盤, 下番醫官奉爐. 三提調及首醫隨入, 至殿階, 首醫奉盤升殿, 鑰匙奉監. 都提調後唱告, 開鑰, 注銀瓢, 以餘湛注瓢. 蓋都提調嘗藥後, 奉傳挾侍以進,

지탕제(탕제를 받듦) 장무관은 소반을 받들고, 하번의관(下番醫官)6은 화로를 받든다.7 세 제조 및 수의(首醫)가 따라 들어가 전의 계단에 이르면 수의가 소반을 받든 채 전에 올라 열쇠를 봉감한다.8 도제조가 뒤에서 외쳐 고하기를 ‘자물쇠를 열어 은표(은으로 된 구기)에 붓습니다.’라고 하고, 남아 가라앉은 것까지 표주박에 붓는다. 대개 도제조가 약을 맛본 뒤에 받들어 협시9에게 전하여 올린다,10

受鍼灸 鍼醫議定穴名. 禁漏官奏時刻, 則三提調率醫官, 詣闕, 穴單子, 先爲書入. 醫官一員, 奉鍼灸盤, 三提調及首醫鍼醫隨入. 而受鍼時, 則首醫奉穴單子, 唱告, 某穴受鍼, 受灸時, 則首醫奉劃紙, 唱告, 某穴幾壯, 鍼灸畢後, 生脈散煎入. ○內殿受鍼灸時, 行首醫女擧行, 而三提調率醫官, 詣闕, 待候. ○以上入侍時, 閣臣同參事, 筵稟定式,

수침구(침구 치료를 받음) 내침의가 의논하여 혈명을 정한다.11 금루관(禁漏官)12이 시각을 아뢰면, 세 제조가 의관을 인솔하여 궁궐에 이르러 혈단자(穴單子)를 먼저 문서로 들인다. 의관 한 사람이 침구반(鍼灸盤)을 받들고 세 제조 및 수의(首醫), 내침의가 따라 들어간다. 침을 놓을 때에는 수의가 혈단자를 받들어 외쳐 고하기를 ‘아무 혈에 침을 놓습니다.’라고 하며, 뜸을 뜰 때에는 수의가 획지(劃紙)를 받들어 외쳐 고하기를 ‘아무 혈에 몇 장(壯)입니다.’라고 한다. 침구를 마치고 나서 생맥산13을 달여서 들인다. ○왕비가 침구 치료를 받을 때에는 행수 의녀(行首醫女)가 거행하는데, 세 제조가 의관을 인솔하여 궁궐에 이르러 명령을 기다린다. ○이상의 입시 때 각신14이 함께 참여하도록 연석에서 아뢰어 정식으로 삼았다,

承候 不時承候, 以口啓或請對爲之. ○入侍時, 毋論榻前轎前, 都提調承候, 提調起伏. 都提調若不進參, 而如診筵講筵, 或出宮時, 提調亦爲承候. ○宗廟擧動, 永寧殿展拜時, 步輦啓請, 而都提調不參, 則提調啓請.

승후(안부를 물음) 정하지 않고 안부를 묻는 것은 구두로 아뢰거나 혹은 청대(請對)15로서 한다. ○입시 때, 어탑(御榻) 앞과 가마 앞을 막론하고 도제조가 안부를 묻는데 제조는 기복(起伏)16한다. 도제조가 만약 진참하지 못하는데 진연, 강연17 혹은 출궁하는 때라면 제조가 또한 안부를 물을 수 있다. ○임금이 종묘에 거동하여 영령전18에 전배19할 때 보련(步輦)20에 오르시도록 계청하는데 도제조가 불참했다면 제조가 계청한다.


  1. 내의원에서 용건을 가지고 임금을 뵙는 일에 대해 설명한 조문이다. ↩︎

  2. 차대(次對):매달 여섯 차례 의정(議政), 대간(臺諫), 옥당(玉堂)들이 입시(入侍)하여 중요한 정무(政務)를 상주(上奏)하던 일을 뜻한다. ↩︎

  3. 수의(首醫)부터 순서대로 입진(入診)한다. ↩︎

  4. 곡배(曲拜):임금을 뵐 때 하는 절을 말한다. 임금이 남쪽을 향해 앉으므로 마주 보지 않고 동쪽이나 서쪽을 향해 절을 하므로 붙여졌다. ↩︎

  5. 《육전조례》 〈예전(禮典)ㆍ내의원〉에는 진찰 이후 의약(議藥)에 대한 규정도 나온다. 세 제조가 어의, 의약동참과 모이는데, 내의와 내침의는 계품(啓稟)하여야만 의약(議藥)에 참여할 수 있다. 각기 의견을 말하여 논의가 동일해지면 품계가 낮은 어의가 도제조(都提調) 앞에 나아가 처방문을 쓰고, 돌아와서 조제하고 달이는데 전교(傳敎)로서 시행한다. ↩︎

  6. 하번의관(下番醫官):본문 〈입번(入番)〉의 ‘내약방(內藥房)’을 보면 상번(上番)은 어의이고 하번(下番)은 내의이다. ↩︎

  7. 원문의 〈감제(監劑)〉에 탕약(湯藥)의 조제와 전(煎)에 대한 설명이 있다. ↩︎

  8. 《승정원일기》 헌종 9년(1843) 10월 2일 기사를 통해 임금에게 탕제를 올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탕제(湯劑)는 임금에게 올리기 전에 봉입(封入)되었고, 은제 자물쇠[銀鎖]가 달린 약초기(藥炒器)를 수의(首醫)가 열쇠로 열었다. 이는 탕제에 혹여 임금을 해할 목적으로 다른 내용물을 투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

  9. 협시:임금 곁에서 수족처럼 보좌하는 내시를 말한다. ↩︎

  10. 《육전조례》 〈예전(禮典)ㆍ내의원〉에도 관련 규정이 있는데 본문에 없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별소지(別小紙)에 탕명(湯名)을 적어서 약을 담은 조아(銚兒)에 붙인다. 상반(上盤)에는 걸어둔 표주박(棄瓢)과, 밀조(蜜棗) 두 개, 흰 모시 수건을 갖춘다. 내전(內殿, 왕비)에 올릴 때는 표주박(棄瓢)과, 밀조, 흰 모시 수건이 없다. 자물쇠를 여는 사람은 수의(首醫)이다. ↩︎

  11. 《육전조례》 〈예전ㆍ내의원〉을 보면 세 제조(提調)도 함께 의논한다. ↩︎

  12. 금루관(禁漏官):관상감(觀象監)에 소속된 벼슬로 누각(漏閣)을 맡아 시각을 알리는 일을 했다. ↩︎

  13. 생맥산:인삼생맥산(人蔘生脈散), 생맥음(生脈飮)이라고도 한다. 인삼 5돈, 맥문동, 오미자 각각 3돈을 물로 달여 복용한다. 익기렴한(益氣斂汗), 양음생진(養陰生津)하는 효능이 있다. ↩︎

  14. 각신:규장각(奎章閣)의 벼슬아치를 말한다. ↩︎

  15. 청대(請對):급한 일로 임금 뵙기를 청하는 일을 뜻한다. ↩︎

  16. 기복(起伏):아뢸 때에 일어났다가 다시 엎드린다. ↩︎

  17. 강연:임금 앞에서 경서(經書)를 진강(進講)하는 일을 말한다. ↩︎

  18. 영령전:태조(太祖)의 4대조(四代祖) 및 그 비(妃), 정종(定宗), 문종(文宗) 등 단명(短命)한 왕이나 공(功)이 없는 왕을 모신 사당으로 종묘 서쪽에 있다. ↩︎

  19. 전배:국왕이 종묘, 문묘, 능침 등에 참배하는 일을 뜻한다. ↩︎

  20. 보련(步輦):임금이 타는 위를 꾸미지 않은 가마이다. ↩︎